개봉된지 거의 한달이 다되어 가는 영화 “건축학개론”을 이제야 보았습니다. 추억이 새록새록 돋아나는 영화였습니다. 90년대의 음악과 패션 그리고 풋풋했던 새내기 시절의 짝사랑 따위의 기억들이 떠오르더군요. 영화처럼 엇갈린 사랑은 아니고 그저 짝사랑의 기억이었지만 승민의 입장에 과도하게 몰입하여 감상했던 탓에 심하게 공감하며 웃음포인트에서 조차 웃지 못하고 앉아 있었습니다. 영화가 워낙 보편적인 첫사랑에 대한 정서를 기초로 만들어졌기 때문에 다들 비슷한 느낌을 가지고 있을 거라 생각합니다. 제가 유난 떤게 아닐거에요.

사실 당시의 기억은 이미 많이 희미합니다. 그렇지만 추억이라는게 그 희미함 속에서도 웃음을 지을 수 있다는 점이 포인트겠죠?

건축학개론

오늘은 그 시절의 희미한 기억과 부합하는 음악이 있어 선곡해 보았습니다. 윤종신의 5집 앨범 “愚”에 수록된 “여자친구”라는 곡입니다. 고등학교 1학년쯤 듣던 곡이니 대충 영화 속의 배경과도 비슷한 시기인 것 같네요.

추억이 아무리 아름답다고 해도 어디까지나 과거의 기억일 뿐입니다. 게다가 첫사랑의 기억은 대부분 실패한 경험담의 하나일 뿐이죠. 돌아갈 수 없는 시간에 대한 일종의 향수랄까요? 그 시절엔 왜 그렇게 심각했었는지 지금 생각해보면 마냥 웃지요. 비도 오고 추억을 되살리는 영화의 여운과 추억의 노래가 주는 감성이 합쳐져 몹시 센티멘탈한 밤입니다. 이제는 흘러간 90년대의 기억들을 그리워하고 아쉬어하는 것을 보니 저도 나이가 들었나봅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90년대의 음악들 중엔 명곡이 많아서 그런 것이라고 생각해 봅니다.

윤종신

윤종신은 예능인인데도 노래를 참 잘 만드는 것 같습니다. 윤종신 화이팅!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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