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은 조금 무거운 이야기를 해 볼까 합니다. 요즘 세상이 너무 시끄러워서 스트레스를 받고 있거든요. 과거엔 이렇게 시끄럽게 느껴졌던 적이 별로 없었는데 유독 심한 것 같습니다. 물론 예전엔 제가 관심을 가지지 않았기 때문에 그렇게 느끼지 않았을지도 모르죠.
과거엔 (부모님을 포함하여) 보수적인 주변 어른들이 나누는 대화와 매스컴을 통해 접하는 내용이 제가 얻을 수 있는 정보의 대부분이었고 꼬꼬마시절부터 대학교에 가면 데모하지 말라는 이야기를 적잖게 들어왔던 터라 운동권과는 거리가 먼 대학생활을 해왔을 뿐더러 개인주의적 성격 덕분에 학내에서 진행하는 여러 가지 행사들에도 그다지 관심을 갖지 않았습니다. 그러고 보니 단과대 학생회장을 뽑는 투표조차도 참여한 기억이 전혀 없네요. 제게 주어진 권리를 당당히 행사해야한다는 생각보다는 투표하라고 붙잡는 학생회 인원들이 귀찮게 느껴졌던 학창시절을 보냈습니다. 세상에 관심을 두지 않았으니 시끄럽게 느껴지지 않았지요.
2004년 탄핵 정국 때는 “내가 직접 뽑은 대통령을 내가 뽑지 않은 국회의원들이 자신들의 기득권을 지키기 위해 말도 안되는 트집을 잡으며 탄핵했다”는 사실에 분노하여 잠시 관심을 가졌지만 이내 머릿속에서 사라졌습니다. 많은 사람들이 분노하고 들끓었지만 지금처럼 혼란스럽지는 않았던 이유는 “내가 뽑은 대통령을 돌려달라”는 열망으로 가득 차 있었기 때문에 언론에서 뭐라 떠들건 신경 쓰지 않았기 때문이리라 생각합니다. 탄핵에 참여하지 않은 후보와 정당에 표를 주면 끝이었죠. 사실 지금도 다르지 않습니다. 1%만을 위한 정치를 하는 그들(이하 그들)에게 표를 주지 않으면 됩니다. 그런데 관심을 가지면 가질수록 혼란스러운 것은 왜일까요?
이제는 피아 식별이 안 된다는 것이 가장 큰 이유인 것 같습니다. 이른바 양비론에 휩싸이게 된 거죠. 물론 이게 바로 그들이 바라고 있는 것이라는 것도 알고 있습니다. 적은 분명 그들입니다. 그러나 관심을 가지고 지켜보면 이쪽도 그들과 다르지 않은 그저 그런 정치꾼들이라는 생각이 듭니다. 계속해서 대안세력을 만들어 키우고 부폐한 그들을 쳐 내고하는 작업을 반복해야하는데 첫술에 배부르기를 바라고 있었나 봅니다.
몇 세기에 걸쳐 이 나라에 뿌리를 박고 권력을 휘둘러온 그들이 지배하는 세상이 한 순간에 바뀔리 없습니다. 분명 지금처럼 발악을 하고 진실을 호도하고 양비론에 빠지도록 수단을 가리지 않을 겁니다. 그리고 이쪽에도 그들 같은 사람들이 없으리란 보장도 없습니다. 그러나 처음엔 그들을 도태시키고 그 다음엔 새로운 그들을 도태시켜나가면 분명 세상은 바뀔 겁니다. 그래서 지금의 이 혼란스러움을 세상이 변화해 가는 과도기의 혼란스러움이라고 생각하려 합니다. 그리고 그들의 언론 플레이에 휘둘리지 않고 제게 투표권이 주어졌을 때부터 가져왔던 소신을 지켜나가야겠습니다.
이번 정권 들어 정말 절실히 공감하는 두 곡이 있습니다. 마지막으로 그 곡들을 소개하며 두서없는 이 글을 마무리 할까 합니다.
제발 정직한 사람들의 시대가 왔으면 좋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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