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울합니다. 오랜만에 찾아온 따뜻하고 화창한 날씨도 미친듯한 일진광풍(?) 덕에 빛이 바랬고, 아침부터 늦은 밤까지 어두컴컴한 사무실에 앉아 있어야 하는 생활도 지겹습니다. 그렇다고 신세한탄만 하고 있을 수는 없잖아요? 풀어야죠. 이런 우울함을 달래주는데는 역시 신나는 음악이 제일인 것 같습니다.
우울한땐 달리는 겁니다!
오늘 소개할 곡은 The Ting Tings의 “That’s not my name”입니다. 단순한 멜로디 라인과 반복되는 훅(Hook) 덕분에 중독성이 하늘을 찌르는 곡이죠. 한 때 이들의 대표곡 “Shut up and let me go”와 함께 클럽을 뜨겁게 달구었답니다. 사실인지는 잘 모르겠네요. 예전에 Koxx의 곡을 소개할 때 밝혔다시피 저는 클럽을 별로 좋아하지 않거든요. 정말이에요.
여전히 폭우와 함께했던 작년 펜타포트 락 페스티벌에서 이들의 라이브를 보고 완전 반했습니다. 예습으로 음악만 들었을 때는 그렇게 에너제틱한 무대는 전혀 상상도 못했거든요. 단 두 명의 멤버가 그 넓은 메인 스테이지를 가득 채우는 광경은 아직까지도 믿기지 않습니다. 일반적으로 이런 듀오의 경우 공연을 위해 투어 멤버를 영입해 풀 밴드를 구성하곤 합니다. 그런데 컴퓨터를 이용해 방금 연주한 드럼, 기타, 베이스, 심지어 보컬까지 즉석에서 녹음해 루핑시켜며 펼치는 라이브는 굉장한 충격이었습니다. 물론 이전에도 컴퓨터를 이용해 라이브를 하는 밴드들이 있었지만 대부분 미리 준비해온 악기 연주 트랙에 맞춰 주력 악기만을 직접 연주하는 형태가 대부분이었지 이런 라이브는 처음 접했네요. 아예 밴드의 정의를 재구성 했다고도 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보컬인 Katy White는 원래 걸그룹 멤버였답니다. 기타도 팅팅스를 시작할 즈음 배우기 시작했대요. 그리고 이 곡을 당시에 연주할 수 있었던 코드만 가지고 만들었다고 합니다. 굉장한 메이크 센스가 아닐 수 없습니다. 저는 케이티가 국내의 수많은 걸 그룹 멤버들이 나아가야 할 방향을 제시했다고 생각합니다. 언제까지 아이돌일 수는 없으니까요. 배우로 가는 케이스가 제일 많지만 음악을 계속 하고 싶다면 팅팅스의 케이티가 좋은 롤 모델이 될 것 같습니다.
저는 케이티보다 많은 코드를 연주 할 수 있지만 이런 명곡을 만들어 낼 수 없네요. 제 대표곡(?) 여명808은 이곡에 비하면 센스가 몹시 후져요. 역시 작곡은 악기 연주 실력보다는 센스가 우선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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