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2년 5월 15일 0시를 기해 12년만에 헬게이트가 열리고 지옥의 군주 디아블로가 악마 군대를 이끌고 나타났습니다. 비록 떠들썩했던 입국 행사의 여운이 채 가시기도 전에 6시간을 버티지 못하고 살해되어 대한민국 퇴마사들의 저력을 세계만방에 떨치는 도구로 전락되었지만요. 그래서 오늘부터 죽은 디아블로의 넋을 기리기 위한 헬게이트 오픈 특집 5부작을 시작합니다.
이번에 돈 좀 벌어보겠다고 입국했다가 6시간만에 살해당한 디아블로씨(62세, 악마)는 외국인 노동자이지만 우리나라에도 디아블로가 있습니다. 빡씬 음악으로 각종 페스티벌을 화끈하게 달구는 밴드입니다. 제가 좋아하는 기타리스트인 서태지 밴드 1기 멤버 ROCK(최창록)이 기타를 연주하고 있는 팀이기도 합니다.
그러나 요즘은 빡씬 음악이 득세하는 시기도 아니고 (사실 이런 음악은 예전에도 주류는 아니었죠) 소개해봐야 “시끄럽고 못듣겠다!” 하시는 분들이 많을 것이라 예상되기 때문에 선뜻 선곡하기가 쉽지 않습니다만, 살해된 외국인 노동자 디아블로씨를 추모하는 헬게이트 오픈 특집이기 때문에 이 기회에 지옥불의 느낌을 접해보시는 것도 좋을 것 같습니다. 디아블로의 고래사냥입니다.
다들 아실테지만 고래사냥은 송창식 아저씨의 수 많은 명곡 중 하나죠. 그 곡을 디아블로가 자신들만의 색깔로 편곡해서 살벌하게 연주했습니다. 여름 락 페스티벌의 대표 지옥불 1호곡이죠. 보컬이 “자! 떠나자!”를 외치면 관객들은 고래를 잡으러 가기 위해 기차 놀이를 시작합니다. 연주되는 동안 신나게 기차놀이를 하며 뛰어다니다보면 어느새 탈진해 고래는 커녕 생수병 잡기도 힘들어지는 거죠.
외국인 노동자 디아블로씨가 돈을 벌기 위해 입국하지 않고 그냥 고래나 잡으러 갔다면 더 오래 살았을지도 모르겠다는 생각이 듭니다. 불쌍하긴 하지만 그래도 디아블로는 잡아야 제맛이죠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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