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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ynic, Guitar, Punk, Twinkle and Jazzy



오늘 아침과 점심 세트(흔히 말하는 아점)를 먹으러 분식집에 갔다가 우연히 들었다.
New Trolls 의 Adagio 를 번안한 곡인지 리메이크한 곡인지까지는 잘 모르겠지만
초면의 가수(요즘 가수들은 거의 초면이다. 티비를 그만큼 안본다)가 알 수 없는 말들을 랩으로 지껄이는
영상의 배경음악으로 Adagio가 나오고 있었다.
피식 웃음이 나오면서 짜증이 슬몃 차오르기 시작했다.
"지들이 뭔데 이런 명곡을 저렇게 망쳐 놓는 건데?"라는 생각이 들었다.

사실 골수 락/메틀 매니아들이라면 누구나 그런 생각할 것이다.
락/메틀 아니면 음악도 아니다. 우리는 락/메틀을 듣는 수준 높은 특권층이다.
뭐 이딴 생각.
그리고 붕어 가수들이 락/메틀을 가지고 돈 벌려고 한다는 생각들을...
난 분명 락/메틀 음악을 가요보다 백만배 정도 많이 듣기는 하지만 솔직히 말해서 락/메틀 매니아라고 하기는 어렵다.
난 그냥 내가 들어서 좋은 음악을 듣는 거다.
그런데도 불구하고 그런 생각을 해버렸다는 사실에 흠칫 놀랐다.
물론 Adagio는 분명 명곡이고 그 명곡을 반주 삼아 초면의 붕어 가수가 입을 뻥긋 거리며 알 수 없는 랩을 지껄이고 있었다는 것은 사실이다.
New Trolls를 좋아하는 사람들에게는 크리티컬 어택이 될 수도 있는 일이다.
그도 그럴 것이 Art Rock이란 장르의 대가(단어의 선택이 부적절하지만 지금 생각나는 단어가 이것뿐이다)
추앙받는 New Trolls, 그리고 그들의 명곡 Adagio를 문화후진국(?)인 대한민국의 무명 가수가
쇼프로그램에서 매니아들의 허락도 없이 랩으로 바꿔 부르고 있다는 것은
매니아들의 자존심을 짓밟아 뭉개는 일일 것이다.
그런 앞뒤 꽉 막힌 자존심이 나에게 아직 남아 있다는 사실이 놀라웠다.
기타소리가 머리 아프게 웅웅거린다는 것이 느껴질 무렵 난 이미 그 자존심을 잃어버린 줄 알았다.

'아직 남아 있었구나...'

혼자 중얼거리며 오랜만에 체리필터의 CD를 데크에 걸었다.
'내안의 깊은 페허에 닿아'가 흘러나올때 문득 며칠 전에 본 영화 'R-Point'의 폐허가 떠올랐다.
그 폐허는 베트남인들의 성역이다.
손에 피를 묻힌 자는 아무도 살아 돌아갈 수 없는...
락 음악이란 영역이 바로 그런 매니아들만의 성역이 아닐까?
그래서 쇼프로에나 나오던 가수들이 락 음악을 한다고 하면 절대로 좋은 소리 못듣는...

Adagio 리메이크곡(그냥 이렇게 부르기로 했다. -_-;;) 덕분에 별 생각을 다 해본다.




2004/11/21 14:42 2004/11/21 14:42
초전자 나이트클럽 2004/11/21 14:42 by *아르쥬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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